산의 어둡고 위협적인 자태에 놀라 모두 기가 죽어 있는데, 내가 말했다. “내일은 모두 이 산에 올라갑시다.”

이 산은 두류산(1,323m)이었다. 두류산은 강원도, 함경남도, 평안남도 3개 도 사이에 걸친 백두대간과 해서정맥의 분기점에 자리한 주요 봉우리다. 나의 북한 대원들은 내가 약간 돈 게 아닌가 하는 눈치였다. 내가 이런 제안을 하자 혹시 모를 ‘곰’의 출현에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As we stood there in awe, looking up at its dark brooding menace, I said, “Tomorrow we are going to climb this mountain.” The mountain was Duryu-san, 1323m. An important feature located at the node of the Haeseo-jeongmaek on the Baekdu Daegan in between the three provinces of Gangwon-do, Hamgyeongnam-do and Pyeongannam-do. My North Korean team members sensed a slight hint of madness in me.  My suggestion naturally augmented itself, rather nervously, with the question of ‘Bears’.

나는 곰이 나오면 내가 맡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꿀 병을 던져 곰의 관심을 돌려버리겠다고 말하며 우리 중에서 몸집에 제일 크고 행동이 굼뜨게 생긴 대원을 몇 번 흘끔흘끔 쳐다보았다. 나의 ‘동무’ 친구들이 나를 보고 웃었다. 나도 같이 웃어주며, 만약 이 계략이 듣지 않으면 내가 산에서 제일 늦게 내려오지 않도록 명심해야겠다고 말했다. 곰이 마지막 남은 사람을 처리할 거라는 암시였다. 나의 궁색한 설명에 우리 대원들은 모두 무겁고 걱정스러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남자가 손을 호주머니에 속에 넣고 꼼지락거리며 땅 위의 한 점을 멍하게 바라보게 하는 그런 경우였다.

I suggested that I would handle any bear contacts myself, by throwing it a jar of honey to distract it away from us, glancing a few times as I said so, at the largest and probably slowest member of our hiking group. My comrade friends laughed at me. I laughed back, implying that if my plan didn’t work, then I just had to make sure I wasn’t the slowest one off the mountain, because the bear would take care of that person. My awkward comment sent a ponderous silence of edginess through the group, the kind that leaves men staring blankly at a spot to the ground, with their hands fiddling in their pockets.

잠시 그 어색한 침묵이 마치 날아오른 깃털처럼 북한의 산 공기 속으로 퍼져갔다. 한 친구가 그 깃털을 잡아채며, 나더러 근처의 한 정자의 지붕 위로 올라가서 좋은 사진을 찍어보라고 대담하게 권했다. 지붕은 경사가 60도나 되었고 지붕의 아래쪽은 200m 높이의 현란한 색깔의 낭떠러지에 걸쳐 있었다. 지붕 끝 위로 내 몸을 끌어 올리려고 했는데, 중력 때문에 내 몸이 절벽에 걸려있는 지붕 아래쪽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미끄러져 떨어져 죽기 전에 내 대롱거리는 발을 붙잡으라고 대원들에게 외쳤다. 나가 결사적으로 버둥거리는 바람에 먼지투성이의 지붕 위에 손가락 굵기로 긁힌 자국을 남겼고, 위에서 빙빙 돌며 먹이를 찾던 독수리가 보고 공짜 점심이 생겼다고 여겼을 것이다. 아드레날린이 높아진 탓에 나는 세상을 하직하게 되는 북한 백두대간의 이곳이 어쩌면 이렇게 내게 이상하게 어울리면서도 기묘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For a moment, the awkwardness permeated the North Korean mountain air like a lofted feather before one of the men plucked it away and boldly suggested that I get up on the roof of a nearby pavilion for some good photo shots. The roof was a  60˚ sloping surface of which the bottom edge hung over a 200-meter kaleidoscopic bluff. As I was trying to hoist myself up over the lip of the roof, I felt gravity take over and begin to send me towards the bottom edge that dangled over the bluff. I yelled out at the guys to grab my dangling feet before I slid off and died. This would have left behind on the dusty roof, finger width scratch marks of desperation, that any keen circling overhead raptor would have spotted as a free lunch. Adrenalin made me think how strangely appropriate, yet weird, this place would be to end my life, on the Baekdu Daegan in North Korea.

아래쪽에서 봤을 때는 내 행동이 그저 아주 우스꽝스러웠기만 했는지, 한바탕 웃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거 봐!”

이번에는 조금 더 정색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대원들은 여전히 자지러지게 웃으면서도 내 다리를 잡아 나를 마당으로 내려오도록 해주었다. 내가 그들 앞에 섰을 때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붕의 흰 페인트 먼지로 뒤덮여있었다. 내 몸의 먼지를 털어내어 흰 가루가 구름처럼 공중에 퍼지고 기침을 하며 캑캑거리는 모습이 볼만했는지 모두 또 한바탕 걷잡을 수 없이 요란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의 웃음이 계곡 아래로 메아리쳤다.

But from below, the whole act must have only looked hysterical, because all I could hear were bales of laughter. I shouted out again, “Hey!” a little more seriously this time, and with that, whilst still shaking with fits of laughter, they managed to grab my legs and assist me back down to solid ground. As I stood in front of them, I was covered head to toe with white paint dust from the roof. Dusting myself off, with big clouds of white pigment floating through the air, coughing and spluttering at the same time, I must have looked a sight, because that just made them all erupt into louder wild laughter. Their laughter echoed down the valley.

다음 날 아침 우리는 4시 30분에 일어났다. 시골의 바깥세상은 굴속처럼 어둡고 우주적인 적막감이 들었다. 나는 차의 뒤쪽에 끼어 앉아 산 꿀이 든 작은 병 하나를 손바닥에 굴리며 우리가 곰을 만나게 될지 어쩔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랜드크루저의 카세트플레이어가 진크루거 유의 재즈 드럼을 배경으로 괴이한 북한식의 아코디언 곡조를 쏟아냈다. 얼마 뒤 새벽이 가까워져 우리는 자동차로 달이 비친 산간 도로를 덜컹거리며 넘어 어떤 작은 시골집에 도착했다. 개 한 마리가 줄에 묶여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등에 안장을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놈이었다. 우리를 보더니 회색곰처럼 으르렁거렸다. 여기서 어제 우리를 안내했던 송정속 씨를 차에 태웠다.

The next morning, we rose at 4.30am. The countryside was cavern black and the air cosmically silent.  As I sat squashed in the back of the vehicle I rolled a small jar of Mountain Honey in the palm of my hand, wondering if we’d see a bear or not. The Land Cruiser’s cassette player bopped out quirky North Korean style accordion notes backed up by some jazzy Gene Kruger like drumming. Later on, near light, as the vehicle jostled its way over the lunar mountain roads we arrived at a small country house, guarded by a chained dog, big enough to buckle a saddle on its back. It groaned at us like a Grizzly.  There we picked up our guide from yesterday, Mr. Song Jeong Sok (송정속).

나는 송 씨를 좋아하게 됐다. 그는 남한의 산림청에 해당하는 북한의 관청에 근무했는데 아주 친절한 사람이었다. 큰 미소를 지으며 항상 도움을 주려고 애를 썼으며 이 지역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호리호리한 체구를 가진 사람으로 테가 엄청나게 큰 군대식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의 모자 테는 그의 어깨만큼이나 넓었는데, 그걸 머리에 쓰고 어떻게 숲 속을 헤지고 다니는지 궁금했다. 그는 군대식 정복을 입고 녹색 운동화를 신은 데다 당구 큐처럼 잘 다듬어진 2m 길이의 막대기를 지니고 다녔다. 나는 이 막대기의 용도를 한번도 그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I had taken a shining to Mr. Song. He worked for North Korea’s equivalent of the Korea Forest Service and had such a friendly manner. He had a big smile and was always keen to help out and seemed to know the area well. A slender man maybe in his late 40’s or early 50’s, he wore a massive peak cap that was almost as wide as his shoulders, and I wondered how he would cope moving through the forest with that on his head. Along with his dress uniform and green plimsolls, he carried a 2-meter length of shaved stick that looked more like a billiards cue. I never asked him what that was for.

하늘에 엷은 주황빛이 돌 즈음 우리는 대간 능선의 그림자 속에 잠들어 있는 낡은 농가 여럿을 지나 산기슭을 올라갔다. 나의 머리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의 오지의 한가운데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한번은 내가 앞서 나갔다. 낮은 언덕 위 팔꿈치처럼 생긴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반대쪽에서 젊은 병사 한 명이 내 쪽으로 오는 것이 언뜻 보였다. 놀란 우리의 눈이 동시에 서로 마주쳤다. 깜짝 놀라 혼비백산을 했는지, 하여간 그 젊은 친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는 고양이처럼 잽싸게 덤불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대포처럼 생긴 삼각대가 삐죽이 나와 있는 회색 배낭을 짊어지고 있는 백인을 보았으니 그가 동물처럼 잽싸게 숨은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내 반응은 그렇게 적극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아주 소심하게 그 일을 모르고 있던 우리 팀의 뒤로 슬며시 가버렸다. 언제든 기습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하며, 우리는 곧 일단의 병사들이 있는 시골집을 지나갔다. 병사들은 무기를 보이지 않는 곳에 둔 채 진흙 막사 밖에 서 있었다. 병사들은 이제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 사람들이 나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우리에게 접촉하려고 들지 않았다.

In the pale orange light we hiked the mountain side wandering past old farmhouses that slept in the shadow of the Great Ridge.  My mind wandered in the middle of isolation in one of the most isolated countries in the world. At one stage I took the lead and as I headed up to an elbow on a shallow rise, I saw for a moment a young soldier making his way towards me from the other side. Our eyes met with surprise at the same time, and startled, shocked, whatever the young boy was thinking, he quickly acted, and like a cat, sprung into the growth, disappearing. I guess the sight of a white man with what looked like a cannon in the shape of a tripod protruding from the outside of his slate grey pack, was enough evidence for him to make the animistic transformation. My reaction – not so active – was too rather cowardly slip back behind my team who remained unaware of the incident. Expecting an ambush at any moment, we soon passed a country house that contained a section of soldiers. They stood outside their earthen abode, weapons cached out of sight. They were for now relaxed, and upon seeing Koreans with me, they made no effort to contact us.

우리는 계속 나아갔다. 개울이 흐르는 좁은 계곡에 도달하여 비탈을 오르기 시작했다. 길이 점점 좁아지고 가팔라져서 우리는 한 줄로 쭉 올라갔다. 산길이라고 할만한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았다. 평양 내기 황철영이 지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절친한 황승철이 그와 함께 있어 준다는 핑계로 뒤로 처졌다. 뒤에 처진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황철영에게 ‘산신령’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 칭호가 우스개가 되어 피로로 인한 긴장을 풀어주고, 또한 그에게 새로 힘이 솟게 했다. 우리는 ‘한 시간 등산’을 두 시간 반째 오르고 있었는데 능선은 아직 어디에도 보이지도 않았다. 한 시간이라고 한 이유는 오늘 아침 송정속 씨가 한 시간이면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별명을 지어주며 짜증을 우스개로 바꾸어가며 계속 올라갔다. 이렇게 해서 민첩하고 몸이 가벼운 가이드 송 씨(우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다.)는 한시간 씨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그가 등산 시간을 너무 야심차게 계산한 탓이었다.

We continued onwards, meeting a narrow stream valley where we began our ascent. We arrowed our way up as it became narrower and steeper. There was no real trail so to speak. The Pyongyang city boys, Hwang Chol Young started to tire, and because they were best mates, Hwang Sung Chol found it a good reason to stay back with him. In an effort to install momentum into the tail party, Hwang Chol Young earned the title of San Shin Yong, meaning Mountain Spirit King that humorously helped break the tension that fatigue generates and summoned him to use his new powers. We were now about two and a half hours into our ‘one-hour climb’ and the ridge was nowhere in sight. I say one hour because earlier this morning Song Jeong Sok said he knew a route that would take us only one-hour to get up. So, we continued turning our frustrations into humor bestowing name titles to each other. Therefore, our nimble and light guide Mr. Song (who was much older than us) earned the nickname Mr. Han Shigan, which means Mr. One Hour, for his ambitious calculation.

마침내 우리는 능선에 도착했다. 북한 대원들은 안도를 느꼈지만 나는 흥분된 기분과 향수에 휩싸였다. 우리 대원들은 그저 가파른 계곡에서 벗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다만 ‘한시간’ 씨만은 마냥 즐거운 얼굴을 하고, 땀 방울 하나 보이지 않고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백두대간은 외로운 곳이었다. 찬 미풍이 잎이 떨어진 초겨울 나뭇가지들 사이로 달가닥거리며 불었다. 나는 서서 미풍이 마른 덩굴손을 숲의 바닥에 쓰러진 아직 껍질이 보이는 나무로 쓸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쓸려가는 소리가 내게는 으스스한 이교도의 곡조처럼 들렸다. 나는 이런 현실을 벗어난 듯한 광경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언가 날카롭게 찢어지는 소리가 숲 속을 진동했다. 놀라서 모두 소리가 난 쪽으로 빨리 시선을 돌렸다. 산신령님께서 지친 육중한 몸을 나무에 기대고 있다가 나무가 부러지는 바람에 500m 아래 빛도 들지 않는 대간의 골짜기로 떨어질 뻔한 것이었다. 바람 부는 등성이에서 일어난 이 같은 실수 때문에 생소한 웃음소리가 터졌다. 우리들의 웃음이 생소하게 느껴진 이유는 이 능선에서 이런 웃음소리가 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곳은 그만큼 머나먼 오지였다.


Finally, we got to the ridge, and a sense of excitement and nostalgia swept through me in contrast with relief for the Koreans, who were just pleased to be out of the steep valley, but I should add that Mr Han Shigan with his permanent happy face and not a bead of sweat on him, didn’t seem tired at all. Here, the Baekdu Daegan presented a lonely place as chilled zephyrs rattled their way through the leafless branches of the early winter trees. I stood and watched the zephyrs, tendrils whisk down into the scaly deadfall of the forest floor, eerily singing a pagan tune to me as it did so. I liked these surreal scenes, but it was suddenly interrupted by a sharp crack that shot through the forest, alarmed, we all turned quickly towards its direction. Team member, San Shin Yong, had been leaning his tiring bear sized frame on a tree, when it snapped and almost sent him 500 meters down the dark sunless side of the Great Ridge. That act of human error on this windswept ridge forced into us eruptions of foreign laughter, foreign because this was a sound that this ridge had probably never heard before. It was so remote.

우리 인간들이 이곳에 왔다. 가파르고 힘들었던 계곡을 벗어나 우리는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다. 대간 능선에는 산돼지, 곰, 노루 등 이곳 외진 산속의 동물들이 만들어 놓은 좁은 길이 정상까지 이어져 있었다. 한 시간쯤 뒤, 우리는 자그마한 공지에 도착하여 잠깐 쉬면서 산이 펼치는 숨 막히게 놀라운 경치를 찬탄했다. 지평선은 끝이 없었다. 파란 산의 선들이 작은 쓰나미처럼 퍼져 나아가고 있었다. 머리 위에서는 북풍이 아일랜드 귀신 무당이 내는 듯한 소리를 내며 계속 울부짖고 있었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바람일 것이었다. 으스스했으나, 나는 그것이 좋았다.

The humans were here and we began making our way up the ridge, freed from the valley’s grueling steepness. On the Great Ridge a thin track made from wild pigs, bears, deer, and whatever else lurked in these isolated mountains, shimmied its way up to the summit. About another hour later we came across a small clearing and took time to stop and admire the breathtaking views out over the Korean mountain-scape. The horizon was endless. The ocean blue mountain lines swam out like mini tsunamis. Overhead, the northern banshee-shaman winds continued to wail the ridge, you could tell they were Siberian. It was eerie, but I loved it.

다시 한 시간 뒤, 그러니까 큰 고개에서 차에서 내려 출발한 지 다섯 시간 만에 우리는 두류산의 자그마한 정상 지역에 도착했다. 갑자기 바람이 뚝 그쳤다. 북쪽 하늘은 몇 가닥의 보드라운 구름 띠가 펼쳐져 손에 잡힐 듯한 파란색으로 변했다. 남쪽에서 10월의 해가 먼지와 땀으로 얼룩진 우리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추었다. 우리는 눈 부신 햇살에 눈을 찡그린 채 산의 색조가 만들어 낸 플라스마의 지평선이 끝없이 분해되어 폭발적인 흰 구름으로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와도 좋은 그런 곳이었다. 여기 전쟁 중인 적들과 정치적 반대파 모두가, 한국인들의 상징인 산에 이끌려, 한자리에 모여있지 않은가.

One more hour later, five hours after we had left our vehicle back on the high mountain road pass, we reached the small summit area of Duryu-san Mountain. The wind suddenly dropped and the sky north of us became a touchable blue, thinly dressed with ribbons of soft cloud. To our south the October sun shone warmly on our dusty sweat stained faces, and squinting through its furious glare, we could see a plasmatic horizon of mountain hues atomizing endlessly into an explosive white oblivion. The kind of place you could fall into. Here we were, militant foes, political opponents, drawn together by mountains, a symbol of the Korean people.

잡목이 덮여있는 작은 정상 지역에는 햇빛에 바래 노래진 풀로 덮인 테이블 크기의 공터가 있었고, 여기에 오래전에 시멘트로 만든 작은 표지판이 놓여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쉬면서 이 순간과 경치를 즐기며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밥, 불고기, 김치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반찬 몇 가지였고, 맥주와 소주를 곁들였다. 남쪽의 그들 형제처럼, 북한 사람들도 산에 음식을 많이 싸오는 것을 좋아했다. 식사 뒤 나는 일어나서 봉우리의 반대편으로 가서 작은 산새처럼 잡목 숲 속을 누비며 사진 촬영을 했다.

At the small thicketed summit was a table sized clearing of yellow sun beaten grass with a small marker that had been cast with cement at the summit some time ago. We rested and enjoyed the moment and views, getting stuck into our late lunch, consisting of beer, soju, rice, bulgogi, kimchi, and other items that I cannot remember. Like their brothers in the South, the North Koreans enjoyed carrying plenty of food with them into the hills. After eating I got up and carried on with photography, wandering to the other side of the peak, slipping through the mountain thicket like a finch.  

정상의 한쪽에 서서 대간 주능의 뒤쪽 능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시간 씨가 내게 다가왔다. 우리는 같이 서서 백두대간의 산마루를 바라보았다. 그가 나를 쳐다보면서 내 기분을 살폈고 나도 그를 내려다보면서 웃고 미소를 지어주었다. 아주 놀라운 장소에서 짓게 되는 미소였다. 그러자 그도 담배를 피워 쉰듯한 목소리로 웃고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경치를 즐겼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의 커다란 군대식 모자와 그의 키보다 큰 2m짜리 막대기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나는 우리가 지금껏 힘들게 산을 함께 오르는 동안 그의 모자가 벗겨진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On the other side I stood and looked along the Great Ridge’s back, and Mr Han Shigan came and joined me. We both stood there looking along the crest of the Baekdu Daeagn, and he would look back up at me to check my feelings, and I would look back down at him and laugh and smile because it was such an amazing place to be, and in return he would just make a smoky raspy chortle and smile brightly back at me, before turning back to enjoy the view some more, and as I looked at him from behind, I studied his large oversized peak cap and his taller than him, two-meter billiard cue, and I realized that in all the time we had struggled up the mountain together, I had never seen him lose his peak cap from his head.

나는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되었다. 주 능선을 바라보는 것은 비밀 통로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았다. 아무도 잘 몰랐던 옛길을 보는 것 같았으며, 한때 문명과 역사를 한반도 전체로 자유롭게 이동시킨 고대의 고속도로를 보는 것과도 같았다. 나는 내가 언젠가 이 한반도의 큰 산줄기 전체를 걸어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그리고 곧 언젠가는 모든 한국인도 이 길을 걷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도 상상해봤다. 이번 여행은 앞으로 어떤 큰 기회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전례 없는 특별한 사건이었다. 나는 마법에 걸린 듯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지금 내가 미래에 있는지 과거에 있는지 상관하지 않았다.

I let my mind wander. It was like looking into a secret passage, an old route that no one knew about, an ancient highway that once moved culture and history freely throughout the peninsula. I wondered whether one day I might be able to walk its entire length on the peninsula, and if one day soon, all Koreans could to. For now, this was special enough, an unprecedented start that was perhaps the beginning of an opportunity. Standing there, I felt enchanted. I didn’t care if I was in the future or the past.

Published in 2016 as part of Daum crowdfunding series.

Previous reading
Mountain Spirits. 태고부터 있어온 산신령.
Next reading
Romantic Detours with the Partisans of North Korea. 평안남도 신양군 10월에 2011